[피해 아동 어머니]
"바닥에 떨어진거 주어먹으라고 해서 주워먹었는데… 무서워. 엄마랑 있을래."
[피해 아동 어머니]
"(심리 치료에서) 여자 아이 인형을 발가벗겨요. 벗겨서 진흙으로 얼굴을 묻어요, 조용히 하라고…"
앞서 들으신 음성,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입니다.
가해자들은 다름 아닌 선생님이었습니다.
떠든다, 칭얼댄다, 잠 안 잔다, 밥 안 먹는다 아이라면 의례적으로 하는 이 행동들이 학대 이유였습니다.
2015년 이후 어린이집에는 CCTV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찍힐 걸 알면서도 학대를 한다? 얼마전 인천에선 중증 장애아동이 학대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Q1. 있어선 안 될 일이 또 터졌습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이번 사건, 피해 아동이 다섯살이었긴 했습니다만, 인지능력과 언어 소통능력이 현격히 떨어져서 부모에게 학대 사실조차 말할 수 없는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3일, 엄마가 아이 귓불에 난 상처를 발견합니다.
[A 씨 / 피해 아동 어머니]
"팔이나 다리나 얼굴이나 이러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귓불? 그날 따라 안 잔다고. 두드리며 달래서 재웠는데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저를 막 때리면서 울더라고요."
어린이집 CCTV엔 물장난을 한다는 이유로 보육교사가 아이의 머리에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가해 교사는 한명이 아니었습니다.
[A 씨 / 피해 아동 어머니]
"다른 선생님들이 저희 아이를 계속 밀치고 장난감 뺏으면서 손목을 꺾고 발로도 차고… 계속 밀치는 장면이 엄청 나오는 거예요."
Q2. 문제가 된 어린이집, 장애가 있는 아이를 위해 옮겨온 곳이었다면서요?
맞습니다.
민간 어린이집을 다니다가 중증 자폐장애 등급을 받고 지난해 3월, 장애 아동반이 있는 해당 어린이집으로 옮긴 건데, 심지어 이 어린이집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공립이었습니다.
그런데 학대를 당한 아이는 또 있었습니다.
갓 돌이 지난 영아였습니다.
[B 씨 / 피해 아동 학부모]
"맞고 도망가는 애까지 마지막에 때려요. 제일 어린 애를. 그러니까 이 선생님들은 말 못하는 애들을 위주로 정말 그랬던 것 같아요."
Q3. 경찰수사는 진행되고 있죠?
보육교사 3명은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을 분통터지게 하는 일은 또 있습니다.
[B 씨 / 피해 아동 어머니]
"어린이집 측에서도 그냥 사직서 정도만 받았다… 원장님만 어머님께 드릴 말씀 없어요, 죄송해요 이 한마디. 다른 선생님들은 아예 얼굴조차도 비치지 않더라고요."
Q4. 근절 대책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뭡니까?
지난 3년, 보육기관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매년 500건이 넘습니다.
원장이나 보육교사가 자격을 취소당하거나 정지된 것만도 3년간 400건에 달했는데요,
하지만, 학대교사를 퇴직시키는 것으로 무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엔 자격정지 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자격이 취소된 경우에도 10년 이상 지나면 자격증 재취득이 가능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동학대 전력이 있는 원장과 교사는 교육계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무리 처벌 규정이 더 엄격해져도 아이들이 한번 입은 상처는 치유되기 어렵겠죠.
사건을 보다 최석호 기자였습니다.
